대중음악이 매스미디어의 존재 이유와 기반이 되는 대표적인 예로
는 90년대 중반부터 국내에 도입, 방송되기 시작했던 음악전문 케
이블 채널 M.net과 KMTV의 발전 과정을 들 수 있다. 두 방송사는
1995년 3월에 개국했으며 뮤직비디오의 방영을 핵심으로 하는 케이
블 채널이었다. 두 방송사가 처음 전파를 송출했을 당시만 해도 국
내 대중음악계에서는 뮤직비디오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지 못하고
있었고, 음반의 홍보를 위해 뮤직 비디오를 따로 제작하는 경우도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 따라서 두 방송국 공히 종일 뮤직 비디오
의 방영이라는 방송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콘텐츠 자체가 턱없이
빈약했고, 결국 그러한 프로그램 제작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 발표되었던 히트곡들의 뮤직 비디오를
거의 무상으로 제작,방영해주기까지 했던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뮤직비디오가 지
니고 있는 대중적인 파급력과 홍보매체로서의 위력 및 경제적인 부
가가치를 일반화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거의 모든 음반들이 출시
와 함께 뮤직비디오를 제작, 방영하게 되었다. 두 방송국이 개국
초기에 실시했던 무상에 가까운 뮤직비디오의 제작과 방영은 방송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초기 프로그램 제작환경 하에서의
고육지책이자, 국내 대중음악계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뮤
직비디오라는 콘텐츠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과감한 투자의 일환으로 파악해야 할 것이다.
이렇듯 매체와 콘텐츠는 ‘동등한 입장에서 공생관계’에 있다는
것이 원론적인 설명이기는 하지만, 사실 현실은 그와 같지 않다.
매스미디어를 활용하여 제작한 콘텐츠를 홍보하고 그를 통해 이윤
을 극대화한다는 계산, 즉 대중음악산업이 매스미디어를 활용하려
는 목적과 방식은 매우 구체적이며 또 현실적이다. 하지만 대중음
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스미디어나 프로그램이 매체의 존속과
안정적인 유지를 위해 음악이라는 콘텐츠를 필요로 한다는 주장은,
이론적으로는 타당할지 몰라도 현실적으로는 전혀 타당하지 못한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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