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의 하단에 드러나는 송화기와 라디오는 당시 디트로이트 북부의
카톨릭 교회에서 정기적으로 방송하던 최초의 라디오 선교방송을 암시
하는 것이다. 이 방송은 1926년, 디트로이트의 북부의 로얄 오크(Royal
Oak)에 있는 카톨릭 교회(Roman Catholic Church)의 리틀 플라워
(Little Flower)의 전당에서 정기적으로 내보내던 세계 최초의 라디오선교 방송이었다.
그 주도적인 인물은 바로 찰스 코우린(Charles
Edward Coughlin, 1891-1971)신부로,
그는 1930년대 도시와 시골의 자유적인 종교 성향을 비난했던 성직자였다.
리베라는 조제학 패널에서
기독교의 선교가 이제는 라디오라는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복음을 전세
계에 동시다발적으로 전할 수 있다는 경이로움을 드러내고, 중앙의 경
영자로 보이는 인물을 통해 인간성을 잃은 체 일에만 몰두하는 현대인
의 메마른 삶에 대한 경고를 동시에 드러내었다.
또한 이 패널은 북쪽벽의 백신 패널과 함께 당시의 '과학의 종교화
(religion of science)' 논쟁을 반영하는 측면으로 볼 수 있다.86) 이 논쟁
은 과학이 급진적으로 발전되면서 과학이 종교보다도 우세하며, ‘과학이
바로 종교다’라는 과학의 극단주의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논쟁이었다.
조제 패널에서는 약이 제조되는 가운데 라디오를 통해 선동적인 코우린
신부의 설교가 펼쳐지고 있으며, 백신 패널에서는 그리스도로 상징되는
아이가 당시 의학의 결정체인 백신을 맞고 있어, 과학과 종교가 함께
등장하여 대치되는 ‘과학의 종교화’ 논쟁에 대한 패러다임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아래층의 패널(도 49)에는 뇌수술의 장면과 인간신체의 여러기관들
의 모습이 묘사되어있다. 오른쪽에는 생식기관으로 방광과 부신선을 따
라 나팔관, 자궁, 유선, 고환, 수정관, 정액의 소낭, 전립선이 배치되어
있으며, 왼쪽에는 소화기관으로 소장, 쓸개, 췌낭, 식도에 공급되는 피와
갑상선이 묘사되어 있다.87) 패널의 중앙 상단에는 열려진 두개골이 희
미하게 드로잉되어 있으며, 그 아래로 의사가 뇌종양 세포를 뽑아 내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이 수술의 장면은 백신패널의 하단에 자리잡고
있는 건강한 인간의 태아의 패널과 같은 달에 그려져, 이 역시 리베라
의 의학적 관심과 의학전문서적을 통해 드러낸 과학기술 발전의 찬미로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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