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째 방

나는말이야 2017. 9. 1. 19:09

이제 영혼은 무한정으로 주님을 찬미하고자 하며 주님을 위해서라면 어
떠한 고통도 감수하고자 한다. 그 결과로 고행과 고독에 대한 열망을 느
끼며 영혼의 기능들은 순간적이긴 하나 잠이든 것처럼 온전히 하느님께
사로잡히게 된다. 이 상태에서 사람들을 볼 때, 만일 그들이 하느님을 떠
나 있으면, 심히 연민의 정을 느끼며 자애와 자존심을 죽여가면서까지 받
은 은혜를 이웃을 사랑하고 봉사하는 데 사용한다.




 영혼의 성

 특히 성녀는 이웃사랑의 실천을 강조한다. “이웃사랑만 잘 지켜 나가면, 합
일을 주님께 받고 말리라고 나는 단언합니다. 하지만 이것에 결함이 있을
경우엔, 제아무리 경건의 정을 느끼고, 합일에 도달했다 싶은 희열, 고요의
기도 중에서 정신 능력의 정지 같은 것을 경험한다 해도, 여러분은 아직 합
일에 미치지 못한 것이니 ...중략... 본성이야 발버둥칠망정, 여러분의 이익을
희생하면서 남을 위해 주십시오.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남의 짐을 덜
어서 스스로 져 주십시오.”




여섯째 방
이 방에서 영적 약혼(spiritual betrothal)이 이루어진다. 하느님은 영혼을
더욱더 지배하여 당신의 빛과 위로로 충만하게 해주신다. 하느님의 빛과
위로 속에서 영혼은 탈혼(脫魂)의 경지에 몰입하여 수동적 정화를 맛보게
된다. 이제 영혼은 자신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여 하느님의 몫으로 남겨
놓은 수동적 정화의 과정에 들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영혼은 큰 시련
과 고통을 겪게 되는데 데레사는 자신의 경험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여기에는 님의 사랑으로 상처받은 영혼이 살고 있습니다. 그는 혼자
있을 자리를 더욱 찾으려 하고, 자기 신분을 생각해서 무엇이거나 이
고요를 깨뜨리는 것을 일체 피하고자, 모든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저
제일 좋은 방법이 있다면 - 고통을 없앨 방도는 나는 모르니, 그걸
없애는 방법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참을 수 있는 방법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 이웃을 사랑하는 일, 그것도 드러나는 일에 힘쓰는 것과,
하느님의 자비를 바라는 그것입니다.



나아가 데레사는 혼인의 과정을 도입하여 영혼의 상태를 설명한다. 이
단계에 이른 영혼은 다른 남성들을 조금도 거들떠보지 않는 처녀처럼 오
직 한 남성에게만 마음을 두고 있어 어떠한 희생과 고통이 뒤따른다 해도
한번 마음에 둔 그 사람과 결혼하기만을 고대하므로 그 증표로서 하루 빨
리 약혼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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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안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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