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매체
아날로그매체인 LP와 카세트테이프의 시대를 지나 디지털 매체인 CD의 도
입, 그리고 향상된 소득 수준 등에 힘입어 끊임없이 성장해 오던
대중음악산업은, 90년대 후반부터 비약적으로 발전한 컴퓨터 기술
과 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급부상한 온-라인매체, 특히 P2P 시스템
과 같이 공유의 개념을 기반으로 한 사이트들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해 매체와 시장에 대한 주도권을 동시에 상실해 버렸다.
한국 대중음악산업은 LP, 카세트테이프, CD와 같은 유형적 매체가 아닌
P2P 시스템이나 스트리밍 또는 모바일 서비스와 같은 무형적 매체
로부터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해내야 하
는 상황에 놓였으며, 이를 위한 법적, 제도적 체계 및 기반을 확립
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현재 치열한 논쟁과 법적인 공
방을 거쳐 대중들과 산업계가 서로 납득할 수 있는 만큼의
수준으로 제도가 정비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익 분배및 유통 구조 또한 과거와는 달리 한층 복잡해졌음을 엿볼 수 있는
데, 과거에는 일반적으로 제작사와 유통사, 그리고 해당 뮤지션이
음반 수익 배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당사자였던데 반해, 무형적 매
체와 유형적 매체가 공존하는 현재에는 뮤지션과 제작사, 온-라인
유통사, 오프-라인 유통사, 모바일 서비스를 개발해낸 통신업체,
또 온-라인 상에서 음원을 배급하고 있는 사이트 등 음악의 판매를
통해 파생된 수익을 나누어가지는 주체들 또한 더욱 세분화되어가
고 있는 추세이다. 한편 매체의 다변화에 발맞춰 유통 구조나 수익
배분이 비교적 정밀해지고는 있으나, 모바일 서비스나 음원을 제공
하는 온-라인 사이트들과 통신 업체들이 과다한 액수의 음원 수익
을 챙겨가는 데 비해 지적 창작물을 직접 생산하는 뮤지션 및 초기
투자를 감수해야 하는 제작사들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경제적 상황
에 처여 있으며, 그들의 노력에 대한 법적인 보호 또한 여타 선진
국들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